이혼 재산분할 기여도, 법원이 보는 것
COLUMN · 이혼가사
작성 2026. 7. 27. | 로엘법무법인 송영은 변호사
"제 명의로 된 게 하나도 없는데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랜 기간 가정을 맡아온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질문입니다. 명의가 배우자 앞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로 분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명의는 출발점이 아닙니다. 다만 흔히 알려진 '절반'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법원이 기여도를 정할 때 실제로 무엇을 보는지, 그리고 같은 전업주부라도 결과가 갈리는 지점이 어디인지 정리합니다.
Q. 전업주부도 재산분할로 절반을 받을 수 있나요? 가사노동도 재산 형성의 기여로 인정되므로, 소득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분할에서 배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분할 비율이 절반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민법」 제839조의2에 따라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므로, 혼인기간과 재산의 형성 경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가사노동도 재산 형성의 기여로 본다 — 여기서 출발한다
재산분할에서 소득의 유무는 기여의 유무와 같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은 처가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등으로 내조를 함으로써 남편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하였다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된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결정은 또 하나 중요한 점을 확인했습니다.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라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자료는 파탄의 책임을 따져 정하는 돈이지만, 재산분할은 함께 이룬 재산을 청산하는 절차이므로 성격이 다릅니다. 유책배우자라는 사정이 분할청구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근거 조문은 「민법」 제839조의2입니다. 협의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참작해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합니다. 이 조항은 재판상 이혼에도 준용됩니다.
법원이 기여도를 정할 때 실제로 보는 것들
조문이 말하는 '그 밖의 사정'은 실무에서 몇 가지 축으로 정리됩니다. 기여도는 하나의 공식으로 산출되지 않고, 아래 요소들이 함께 평가됩니다.
혼인기간이 가장 큰 축입니다. 함께한 기간이 길수록 재산에 대한 협력의 축적이 크다고 평가됩니다. 재산의 형성 경위도 봅니다. 혼인 중 두 사람의 소득과 노동으로 만들어진 재산인지, 한쪽이 혼인 전부터 갖고 있던 재산이나 상속·증여로 받은 재산이 바탕이 된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역할 분담의 실질도 평가 대상입니다.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 배우자가 경제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던 구조였는지, 그 과정에서 본인의 경력 기회를 포기했는지 같은 사정입니다. 여기에 재산의 유지·관리에 대한 기여가 더해집니다. 대출 상환을 관리했거나 부동산의 가치 유지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사정이 이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 결과가 갈리는 지점은 대개 이 요소들의 증명 여부입니다. 기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여를 보여줄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다투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특유재산은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가 — 예외가 생각보다 넓다
「민법」 제830조 제1항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특유재산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예외가 있고, 그 폭이 좁지 않습니다.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은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해당 사안에서는 상속받은 토지가 특유재산이었음에도, 상대방의 가사노동과 경제활동이 그 유지에 기여했다는 점을 인정해 분할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 재산의 성격 | 원칙 | 예외 |
| 혼인 중 공동 형성 | 분할 대상 | 명의와 무관하게 대상이 됨 |
| 혼인 전부터 보유 | 특유재산 (대상 아님) | 상대방이 유지·증식에 협력했다면 대상이 될 수 있음 |
| 상속·증여로 취득 | 특유재산 (대상 아님) | 감소 방지·증식 기여가 인정되면 대상이 될 수 있음 |
즉 특유재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분할 논의가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재산이 혼인 기간 동안 어떻게 유지되고 어떻게 불었는지가 실제 쟁점입니다.
기여를 인정받으려면 무엇을 남겨두어야 하나
기여도는 주장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필자가 이혼 사건을 수행하며 가장 자주 확인하는 것은, 오래 기여한 분일수록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역설입니다. 생활을 함께하는 동안에는 정산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남겨둘 가치가 있는 것은 재산의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부동산 취득 시점의 자금 출처, 대출 상환 계좌의 이체 내역, 생활비와 교육비를 어느 계좌에서 감당했는지, 배우자의 사업이나 근무를 보조한 사실이 있다면 그 흔적입니다. 상속·증여받은 재산이 있다면 그 재산이 혼인 생활에 어떻게 쓰였는지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간 제한도 확인해야 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에 따라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이혼을 먼저 정리하고 재산 문제는 나중에 보자는 판단이 회복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기간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여도는 사안마다 사실관계가 달라 결과를 미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자료가 어떤 요소를 뒷받침하는지는 미리 정리할 수 있고, 그 정리의 정도가 실제 차이를 만듭니다.
재산분할 기여도 검토가 필요하신가요? 로엘법무법인이 재산 목록 정리부터 기여 입증자료 검토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
참고자료
· 「민법」 제830조(특유재산과 귀속불명재산), 제839조의2(재산분할청구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1993. 5. 11.자 93스6 결정
· 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
· 함께 읽기 — 유류분 계산, 생전 증여도 포함될까
| 송영은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이혼·재산분할 사건 수행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재산분할의 액수와 비율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