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일부 대신 갚았다면, 저당권 이전 청구에 시효 있나

COLUMN · 민사 / 부동산

작성 2026. 11. 2. | 로엘법무법인 김벼리 변호사

부동산에 저당권이 잡힌 남의 빚 일부를 대신 갚았다면, 갚은 사람은 그 저당권도 넘겨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등기를 넘겨 달라는 청구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면, 그 청구권도 소멸시효로 사라지는지가 문제 됩니다.

대법원은 2026. 10. 8. 일부 대위변제자가 채권자에게 구하는 저당권 일부 이전 부기등기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판단해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판결의 논리와 대신 갚은 사람이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Q. 남의 빚 일부를 대신 갚고 오래 지났다면, 저당권 이전 부기등기 청구도 시효로 사라지나요?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다204200 판결에 따르면 사라지지 않습니다.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채권 일부를 대위변제하면 그 범위에서 저당권을 법률상 당연히 취득하고, 이를 근거로 한 부기등기 청구권은 물권적 청구권이어서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대신 갚은 사람이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인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3억 원을 대신 갚은 뒤 저당권 이전을 구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이 사건 부동산에는 1999년 알루미늄 공급 회사 앞으로 채권최고액 5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었고, 2000년에 채무자가 부동산 소유자로 바뀌었습니다. 소유자는 1999년 11월 원고 회사를 세워 대표이사를 맡았고, 공급 거래는 2002년 4월경 끝났습니다.

2002. 12. 27. 원고가 발행한 3억 원짜리 약속어음이 원고 계좌에서 결제되었고, 근저당권자 회사는 이듬해 피고에 흡수합병되었습니다. 원고가 저당권 일부 이전을 구하자, 원심인 대구지방법원은 원고가 3억 원을 대위변제해 부기등기 청구권을 얻었더라도 상사채권의 5년 소멸시효가 지나 소멸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돌려보냈습니다.

일부를 대신 갚은 사람은 저당권을 법률상 당연히 취득합니다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채무자를 위해 빚의 일부를 갚으면, 갚은 금액 범위에서 채권자가 가진 채권과 담보에 관한 권리를 넘겨받습니다(「민법」 제481조, 제482조 제1항, 제483조 제1항). 채권자가 부동산에 저당권을 갖고 있었다면 대위변제자는 그 범위에서 저당권을 당연히 취득하고, 채권자에게 저당권 일부 이전의 부기등기를 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앞서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다53929 판결과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5다206973 판결도 채권자의 이런 부기등기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두 판결은 이 경우에도 따로 순위 약정이 없으면 채권자가 일부 대위변제자보다 우선해 변제받는다고 보았고, 2001다53929 판결은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이 확정되기 전에 일부를 갚은 경우에는 근저당권이 넘어갈 여지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판결도 원고가 확정된 피담보채권 중 3억 원을 대위변제한 경우를 전제로 판단했습니다.

부기등기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지 않는 물권적 청구권입니다

대법원은 대위변제자의 부기등기 청구권을 채권이 아니라 물권적 청구권으로 보았다는 점이 이번 판결의 핵심입니다. 대위변제자는 이미 법률에 따라 저당권을 취득했으므로, 부기등기 청구는 실제 권리관계와 어긋난 등기를 바로잡아 달라고 등기명의인에게 요구하는 것이라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고, 원심처럼 상사채권의 5년 시효(「상법」 제64조)를 적용해 소멸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에 변제자대위에 따른 부기등기 청구권의 성격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구분원심(대구지방법원)대법원
청구권 성격시효 대상인 권리로 봄취득한 저당권에 근거한
물권적 청구권
소멸시효상사채권 5년 완성으로 소멸소멸시효 대상 아님

환송심이 따질 '변제할 정당한 이익'과 미리 챙길 것

시효 문제가 풀렸다고 원고가 곧바로 저당권을 넘겨받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변제하지 않으면 채권자에게 집행을 당하거나 채무자에 대한 자기 권리를 잃는 지위에 있어야 정당한 이익이 있고, 사실상 이해관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다278743 판결의 기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고가 이에 해당하는지 먼저 심리하라고 덧붙였으며, 환송 후 결론과 확정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보증인이나 자기 부동산을 담보로 내준 물상보증인처럼 빚을 대신 갚은 사람은 변제 사실과 금액, 변제 당시 피담보채권이 확정되었는지를 보여 줄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 「민법」 제482조 제2항 제1호는 보증인이 저당권 등기에 대위를 미리 부기하지 않으면 그 부동산에 권리를 취득한 제3자에게 대위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므로, 시효와 별개로 부기등기는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필자가 부동산 담보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남의 빚을 대신 갚고도 영수증 정도만 남겨 둔 채 등기는 생각하지 못한 분을 종종 봅니다. 함께 보증한 사람끼리의 구상 문제는 연대보증인끼리 구상, 회수한 돈은 어디부터에서, 채권별 시효기간은 채권 소멸시효, 10년이 아닐 수 있습니다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당한 이익이 있는 사람이 빚 일부를 대신 갚으면 그 범위에서 저당권을 법률상 당연히 취득합니다. 둘째, 그에 따른 부기등기 청구권은 물권적 청구권이라 소멸시효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셋째, 대신 갚은 사람에게 변제할 정당한 이익이 있었는지는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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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6다204200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첨부 판결문(비실명), 대법원
· 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다53929 판결 / 대법원 2017. 7. 18. 선고 2015다206973 판결 / 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다278743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81조·제482조·제483조 [시행 2026. 3. 17., 법률 제21454호] / 「상법」 제64조 [시행 2026. 9. 10., 법률 제2104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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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벼리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부동산 분야 담당 · 임대차와 부동산 거래 칼럼 다수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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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부동산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원고의 부기등기 청구가 받아들여질지는 환송심에서 정해지며 그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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