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적색신호 사망사고, 운전자 무죄 이유
CASE REVIEW · 형사·교통사고 / 창원
작성 2026. 10. 29. | 로엘법무법인 창원분사무소 민우기 변호사
보행자가 숨진 교통사고라면 운전자가 당연히 처벌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형사재판에서는 운전자에게 사고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던 과실이 있었는지를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창원지방법원은 보행자 적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보행자를 친 운전자에게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로 운전자 과실이 부정되는 기준을 정리합니다.
Q. 보행자가 적색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졌다면 운전자는 처벌받나요? 사망사고라도 운전자에게 사고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었던 과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처벌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10. 20. 선고 2026고합69 판결은 녹색신호에 제한속도를 지켜 달리던 운전자가 방현막 때문에 보행자를 늦게 발견할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이 공개한 적색신호 횡단 사망사고
창원지방법원이 2026. 10. 28.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사고는 2024년 7월 새벽 창원 시내 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운전자는 차량 녹색신호에 따라 직진하던 중,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 횡단보도를 건너던 80대 보행자를 차량 왼쪽 사이드미러 부분으로 충격했습니다. 보행자는 치료를 받다 5일 뒤 숨졌습니다.
검사는 운전자가 앞 유리를 짙게 썬팅해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전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으로 기소했습니다. 재판은 피고인이 원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7명 전원이 무죄 의견을 냈습니다.
운전자에게 적용된 죄와 쟁점
교통사고로 사람을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과 「형법」 제268조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피해자 의사에 반해 기소할 수 없다는 같은 조 제2항의 특례는 사람이 다친 사고와 물적 피해 사고에만 적용되므로, 사망사고는 합의와 별개로 재판이 열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운전자의 과실과 그 과실이 사망으로 이어졌는지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적색신호에 건너는 보행자를 예견할 의무가 있었는지, 주의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 썬팅이 사고의 원인이 됐는지가 다퉈졌습니다.
법원이 운전자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
창원지방법원은 배심원 평결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밝힌 뒤, 아래 사정을 종합해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쟁점 | 법원이 본 사정 |
|---|---|
| 예견 의무 | 새벽, 제한속도 준수·차량 녹색신호 진행 적색신호 무시 횡단까지 예견할 의무 없음 |
| 회피 가능성 | 중앙분리대 방현막 끝에서 횡단보도까지 16.4m 정지에 필요한 거리는 약 38m |
| 보행자 움직임 | 차량을 본 뒤 멈추지 않고 앞으로 달려 나감(영상) 국과수: 계속 걸었다면 충돌하지 않았을 가능성 |
| 썬팅 | 법정 기준 위반을 공소사실에 적시하지 않음 사고와의 인과관계 자료도 없음 |
법원은 운전석 눈높이보다 조금 높은 방현막 때문에 운전자가 방현막이 끝나는 지점에서야 보행자를 볼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도로교통공단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운전자가 위험을 알 수 있었던 시점을 객관적으로 특정하기 어렵다고 해, 전방을 잘 살폈다면 사고를 피했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신뢰의 원칙, 언제 운전자를 보호하나
신뢰의 원칙은 다른 교통 참여자도 법규를 지키리라 믿고 운전한 운전자에게 이례적인 사고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도로교통법」 제5조 제1항은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에게도 신호를 따를 의무를 지웁니다. 창원지방법원은 간선도로에서 보행자가 적색신호를 무시하고 건너올 것까지 예견할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법리를 참조했습니다.
다만 이 원칙은 상대방이 법규를 지키리라 믿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1401 판결은 보행자가 많은 좁은 도로의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 부근에서는 무단횡단을 예상해 속도를 더 줄였어야 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필자가 보기에 비슷한 사건에서는 사고 장소의 보행자 왕래와 시야 조건이 결론을 가르는 지점이 될 것입니다.
배심원 무죄 평결 이후, 운전자와 유족이 확인할 것
배심원 평결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지만(「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5항),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은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채택한 1심의 사실인정은, 새로운 증거로 뚜렷한 반대 사정이 드러나지 않는 한 항소심에서 한층 더 존중돼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항소 제기기간은 7일이며(「형사소송법」 제358조), 이 사건의 항소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필자가 교통사고 형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블랙박스 영상만 보고 결과를 미리 단정하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시야를 가린 구조물, 정지거리, 감정 기관의 의견이 함께 검토돼야 과실 여부가 드러납니다. 유족이라면 형사 무죄와 별개로 보험 처리나 손해배상 문제를 따로 검토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보행자 사망사고라도 운전자의 예견 가능성과 회피 가능성이 증명되지 않으면 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신뢰의 원칙은 보행자를 예상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배제됩니다. 셋째, 이 창원지법 사건은 1심 판결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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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창원지방법원 2026. 10. 20. 선고 2026고합69 판결(1심, 항소·확정 여부 미확인) — 창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10. 28. 게시)
·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2도1401 판결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 「형법」 제268조 / 「도로교통법」 제5조 /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 「형사소송법」 제358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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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창원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게시물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와 사고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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