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감정했는데 위조품, 2배 배상 받을 수 있나
COLUMN · 계약 분쟁
작성 2026. 10. 26. | 로엘법무법인 김명환 변호사
병행수입한 해외 브랜드 상품을 팔 때, 판매자는 정품 감정업체의 감정보증을 받고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2배 배상'이라는 약속을 믿고 판매에 나서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위조품 판정이 나와도 감정업체가 "위조품으로 판명된 것은 아니다"라며 배상을 거절하면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은 2026년 8월 이 '위조품 판명'의 의미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밝히면서, 배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감정·검수 서비스를 이용하는 판매자가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Q. 정품 감정을 받은 상품이 위조품 판정을 받으면 감정업체에 2배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권한 있는 공적 기관이 그 상품을 적법한 진정상품의 병행수입으로 인정하지 않는 처분이 확정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약에서 정한 '위조품으로 판명된 경우'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0569 판결은 이렇게 보고 배상 청구를 배척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사건은 환송되어 배상 여부와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감정보증을 받고 판 신발이 위조품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 판매자는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는 회사로, 감정업체와 감정보증서비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계약에는 감정보증을 받은 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되면 감정업체가 관련 책임을 지고 물품 금액의 2배를 배상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판매자는 병행수입 운동화를 공급받아 정품이라는 감정을 받은 뒤 판매했습니다.
그 뒤 무역위원회가 상표권 침해와 관련한 불공정무역행위를 조사해 판매자에게 불공정무역행위 판정과 수입·판매행위 중지처분 등을 했습니다. 판매자는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소재·로고·포장·라벨 등 여러 면에서 진정상품과 품질 차이가 있고 유통 과정에도 의문이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고, 이 판결은 확정됐습니다. 판매자가 계약 조항에 따라 배상을 구하자 원심은 위조 판단에 유통경로 문제가 함께 작용했다는 등의 이유로 품질이 다르다고 판명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청구를 배척했고,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위조품 판명'을 거래 현실에 맞춰 읽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서 문언을 출발점으로 삼되, 해석에 이견이 있으면 계약의 목적, 체결 경위,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을 종합해 사회 일반의 상식에 맞게 해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10104 판결 참조, 「민법」 제105조). 감정보증서비스는 유통 과정이 불투명한 병행수입품이라도 소비자가 정품 품질을 믿게 해 분쟁을 예방하고 판매를 돕는 데 취지가 있다고 보았고, 감정업체도 홈페이지 보상 안내에 같은 내용을 게시해 이 취지를 공유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 조항은 감정업체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결과에 책임지며 손해를 담보하는 약정으로 볼 수 있고, '위조품으로의 판명'은 평균적인 일반인의 눈으로 볼 때 품질 측면에서 적법한 병행수입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정된 경우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 구분 | 위조품 판명 여부에 대한 판단 |
|---|---|
| 원심 | 유통경로 문제가 없었다면 품질 차이만으로 위조품이라 단정하기 어려움 → 청구 배척 |
| 대법원 | 공적 기관의 불인정 처분이 확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조품 판명에 해당 |
이 사건에서는 확정된 행정소송 판결이 진정상품과의 품질 차이를 명시적으로 인정했고, 처분을 더 다툴 수 없게 되어 그 신발은 국내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유통될 수 없게 됐습니다. 대법원은 이로써 품질이 진정상품과 같지 않다는 점이 공적으로 판명됐다고 보았습니다.
유통경로 의문도 감정업체가 살펴야 한다고 봤습니다
원심은 행정소송이 유통경로 의문까지 근거로 삼았다는 점을 들어 감정업체의 보증 범위 밖이라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이 전제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감정보증의 대상이 품질의 동일성이고 출처까지 보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정품과 품질 차이가 여러 군데서 발견된 상품이라면 그와 관련된 범위에서 출처나 유통경로의 의문도 추가로 조사할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행정소송에서 외부 전문가 3명 중 2명이 위조품 의견을 냈고, 1명의 정품 의견도 차이가 미세하다고 단언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은 원심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므로 배상 여부와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감정·검수 서비스를 믿고 판매하는 사업자가 챙길 것
병행수입품 판매자에게 위조품 판정은 판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1호는 수입된 상표권 침해 물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무역위원회는 제10조에 따라 판매 중지 등 시정조치를 명하거나 제11조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업체의 보상 약속이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필자가 계약 분쟁 상담을 하며 보면, 보상 약속이 있다는 안내만 기억하고 계약서와 당시 안내 화면을 남겨 두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도 감정업체 홈페이지의 보상 안내를 계약 취지의 근거로 삼았으니 계약서, 약관, 보상 안내 화면을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서에 정품이라고 본 구체적 근거가 적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관련 행정소송 항소심이 당초 감정서에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약정 지급의무를 둘러싼 다른 판단은 상장 못 하면 돈 준다는 약정, 대주주 책임은에서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 조항은 문언에서 출발하되 계약의 취지와 거래 현실에 맞춰 해석됩니다. 둘째, 공적 기관의 불인정 처분이 확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조품 판명에 해당합니다. 셋째, 품질 차이가 여럿 보이면 감정업체는 유통경로 의문도 살펴야 하며,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심리에 달려 있습니다.
감정업체가 보상 조항 적용을 거절하고 있나요? 감정보증 계약서와 약관, 감정서, 무역위원회 처분서와 행정소송 판결문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다200569 판결(파기환송) / 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다210104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불공정무역행위 조사 및 산업피해구제에 관한 법률」 제4조·제10조·제11조 [법률 제21438호, 시행 2026. 3. 10.] / 「민법」 제105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3억 5천만 원짜리 위약금 특약이 기각된 이유
· 같은 날 발행 칼럼: 수용자 자녀 접견 지원, 12월 24일부터 달라집니다
| 김명환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가사법 전문 변호사 대전 근무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상품 브랜드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판결로 배상 여부와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