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에게 맡긴 임대관리 사기, 공제금 받을 수 있나
COLUMN · 부동산
작성 2026. 10. 23. | 로엘법무법인 장익준 변호사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여러 채 가진 소유자는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에게 세입자 관리까지 맡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중개사가 보증금 반환이나 월세 전환을 핑계로 돈을 가로채면, 협회 공제로 손해를 메울 수 있는지가 문제 됩니다.
공제약관에는 '부동산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8월 이 조항의 적용 범위를 좁게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소유자가 확인할 점을 정리합니다.
Q. 임대관리를 맡긴 공인중개사가 돈을 가로챘다면 협회 공제금을 받을 수 있나요? 관리대행 중에 생긴 손해라도 그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해 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면, 관리대행 면책 조항을 이유로 공제 보상을 거절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은 이 조항이 중개행위가 아닌 순수한 관리대행에만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사건은 환송되어 공제금 지급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
월세 전환 명목으로 받아 간 돈, 원심은 공제를 막았습니다
이 사건 소유자는 한 개업공인중개사의 중개로 여러 오피스텔의 임대차계약을 맺었고, 그 뒤 임대 관리도 그 중개사에게 맡겼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중개사는 일부 세입자가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려 달라고 한 것처럼 꾸며 소유자에게서 보증금 반환 명목의 돈을 받아 가로챘습니다. 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돌려주라고 맡긴 보증금을 횡령하기도 했습니다.
소유자는 중개사가 가입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공제를 상대로 공제금을 청구했습니다. 협회는 공제약관 제7조 제2호, 즉 「공인중개사법」 제14조 제1항 제1호의 관리대행 업무로 인한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내세웠습니다. 원심은 중개사의 행위가 중개행위에 해당하더라도 관리대행 과정에서 생긴 손해이므로 보상 대상이 아니라며 청구를 배척했고, 대법원은 이를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면책 조항을 '순수한 관리대행'에만 적용했습니다
대법원은 손해가 관리대행 과정에서 생겼다는 원심 판단은 받아들였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약관은 개별 당사자의 의도가 아니라 평균적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으로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고, 조항이 약관 전체 맥락에서 갖는 의미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다279217 판결 참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1항은 중개행위를 하면서 고의나 과실로 거래당사자에게 손해를 입힌 중개사에게 배상책임을 지우고, 제3항은 업무 개시 전에 보증보험이나 협회 공제에 가입하거나 공탁하도록 강제합니다. 협회 공제는 이 책임을 보장하는 보증보험적 성격의 제도이고(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공제약관 제6조도 제30조의 책임을 보상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종전 판례를 들어 중개행위에는 관리대행이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 구분 | 면책 조항의 적용 |
|---|---|
| 원심 | 중개행위라도 관리대행 과정의 손해면 보상 대상에서 제외 |
| 대법원 — 순수한 관리대행 | 중개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면 면책 조항 적용 |
| 대법원 — 중개행위와 함께 | 제30조 제1항 책임이 성립하면 면책 조항 적용 없음, 공제 보상 대상 |
대법원은 반대로 해석하면 공제 가입만으로는 법이 정한 보장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중개사가 생기고, 공제를 믿고 거래한 당사자의 보호에도 공백이 생긴다고 지적했습니다. 협회가 제30조 제1항의 책임 일부를 임의로 보장에서 빼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용되지 않고, 그런 취지의 조항이라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해 무효라는 판단도 덧붙였습니다(같은 법 제6조 참조).
편취와 횡령은 중개행위인지 따로 따져집니다
이번 판결이 모든 피해를 공제로 보상하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월세 전환에 따른 보증금 반환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로챈 행위는 중개행위로 볼 여지가 크다고 했습니다. 반면 계약이 끝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는 일을 대행하다 횡령한 부분은 새 임대차계약의 알선·중개를 위한 행위였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며, 환송 후 원심이 이를 심리하라고 했습니다. 따라서 공제금 액수와 범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중개사에게 임대관리를 맡긴 소유자가 확인할 것
중개사에게 임대관리를 맡긴 소유자라면 먼저 계약 당시 받은 공제증서 사본을 찾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인중개사법」 제30조 제5항은 중개가 완성되면 보장금액, 공제사업자, 보장기간을 설명하고 관계 증서 사본을 교부하도록 하며, 이를 어기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제51조 제3항 제5호).
필자가 임대차 상담을 하며 보면, 중개사가 세입자 요청이라고 전한 말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돈을 보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월세 전환이나 보증금 반환처럼 돈이 오가는 일은 세입자에게 직접 확인하고, 송금 명목과 위탁 내역을 문자나 계좌 기록으로 남겨 두어야 나중에 중개행위 관련성을 따질 때 근거가 됩니다. 공제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면 소멸시효는 사고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부터 진행한다는 판례(2010다101776)도 있으니, 피해를 안 즉시 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제금 한도와 청구 절차는 중개사고 공제금은 사고 1건당 한도입니다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공제약관의 관리대행 면책 조항은 중개행위가 아닌 순수한 관리대행에만 적용됩니다. 둘째, 관리대행과 중개행위가 함께 이루어져 중개사의 배상책임이 성립하면 공제 보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보증금 반환 대행처럼 개별 행위가 중개행위인지는 새 임대차 알선을 위한 것인지 등에 따라 따로 판단되고, 이 사건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심리에 달려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공제증서 사본, 중개사에게 보낸 송금 내역과 문자 기록을 갖춰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다21784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8다279217 판결 /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101776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인중개사법」 제14조·제30조·제42조·제51조 [법률 제21409호, 시행 2026. 8. 28.]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5조·제6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중개사고, 공인중개사에게 어디까지 물을 수 있나
· 같은 날 발행 칼럼: 면접교섭 이행명령, 확정된 내용을 바꿀 수 없습니다
| 장익준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부동산본부) 부동산·임대차 분야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판결로 공제금 지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