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구상금 청구, 보험사가 받을 수 있는 범위

COLUMN · 보험·손해배상

작성 2026. 10. 20. | 로엘법무법인 이효준 변호사

내 가게나 집에서 난 불이 이웃 세대로 번지면,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준 보험사가 불을 낸 사람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청구서에 적힌 금액이 그대로 갚아야 할 금액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험사가 대신 행사할 수 있는 권리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한 건물에 여러 보험사의 화재보험이 겹쳐 있던 사건에서 보험사가 구상할 수 있는 범위를 다시 계산해 원심이 인정한 금액을 줄였습니다. 이 판결로 구상금의 계산 기준을 살펴봅니다.

Q. 화재 피해를 보상한 보험사가 불을 낸 사람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면 얼마까지 물어줘야 하나요?

보험사가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이 기준이고, 그중 불을 낸 사람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부분까지입니다. 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5다220815 판결은 여러 화재보험이 중복보험 관계여서 각 보험사가 분담비율만큼만 보험금을 지급했다면, 구상 범위는 그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 부분으로 제한된다고 보았습니다.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원심판결은 그 범위를 넘는 부분이 파기되었습니다.

오피스텔 화재 한 건에 대법원 판결이 두 번 나왔습니다

이 사건은 2021년 8월 한 오피스텔의 스크린골프장 기계에서 튄 스파크로 불이 나 2층과 3층의 건물·집기비품이 피해를 입은 사건입니다. 오피스텔 관리단이 가입한 단체 화재보험의 보험사가 피해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했는데, 일부 세대에는 다른 보험사의 화재보험도 있어 보험사들이 중복보험 분담비율에 따라 각자 보험금을 나누어 지급했습니다.

관리단 보험사는 스크린골프장 운영자와 그의 배상책임보험사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했습니다. 운영자는 3층 소유자의 딸로, 같은 주소에 살면서 아버지에게서 호실을 빌려 영업하고 있었습니다.

1차 상고심인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다200233 판결은 운영자가 3층 소유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라고 보아, 그 소유자의 손해에 대해 보험사가 운영자에게 대위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그 부분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환송 후 원심이 다시 판단한 금액을 두고 열린 2차 상고심이 이번 판결입니다.

중복보험이면 보험사가 구상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듭니다

중복보험 관계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는 다른 보험사에게서 분담금을 받았더라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지만, 그 범위는 줄어듭니다. 대법원은 지급한 보험금에서 받은 분담금을 뺀 금액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 부분까지만 대위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214529 판결 등 참조).

이번 판결은 처음부터 각 보험사가 분담비율 몫만 지급한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때는 그 보험사가 실제로 지급한 보험금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 부분이 상한입니다. 가해자의 배상책임보험사에게 직접 청구하는 권리(「상법」 제724조 제2항)를 대신 행사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분계산의 출발점인정 금액
원심피해자들의 전체 손해액에서
가족 소유 부분 손해를 뺀 금액 × 60%
약 7,412만 원
대법원이 보험사가 실제 지급한 보험금에서
가족 소유 부분 보험금을 뺀 금액 × 60%
약 5,416만 원

대법원은 원심이 이 보험사가 실제 지급한 보험금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은 법리 오해라고 보고, 인정 범위를 넘는 부분을 파기한 뒤 직접 원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들이 함께 지급할 원금은 약 5,416만 원이 되었습니다.

구상 청구를 받은 쪽이 따져 볼 세 가지

첫째, 보험사는 지급한 금액의 한도에서만 피해자의 권리를 취득합니다(「상법」 제682조 제1항). 다른 보험사가 나누어 낸 보험금이나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은 손해는 이 보험사의 구상 대상이 아닙니다. 청구서가 전체 손해액을 기준으로 작성되어 있다면 이 부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피해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이 불을 냈다면 보험사는 그 피해자의 권리를 대위하지 못합니다(같은 조 제2항, 고의로 인한 손해는 예외). 1차 상고심은 같은 주소에 사는 딸이 따로 사업장을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 이 가족에서 빠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셋째, 중대한 과실이 아닌 실화라면 배상의무자는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 이 사건에서도 원심은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경감했고, 대법원은 이 비율을 그대로 계산에 적용했습니다. 이 경감은 불이 번져 생긴 연소 부분의 배상청구에 적용됩니다(같은 법 제2조).

청구서의 숫자보다 계산의 출발점을 먼저 확인하세요

구상금 소송에서 다툴 지점은 과실 유무만이 아닙니다. 피해 세대마다 어느 보험사가 얼마를 지급했는지, 그중 가족 소유 부분이 있는지, 경감 비율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필자가 손해배상 사건을 검토하다 보면, 보험사 청구서의 손해액 산정만 다투다가 보험금 지급 내역은 확인하지 않은 경우를 보게 됩니다. 보험금 지급 내역과 각 세대의 보험 가입 현황을 먼저 요청해 대조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보험금을 받은 피해자 쪽에서 남은 손해를 청구하는 문제는 쌍방과실 사고, 자기부담금은 돌려받을 수 있나에서, 직원이 낸 불에 대한 책임은 직원이 버린 담배꽁초로 난 불, 고용주도 배상에서 다루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보험사의 구상은 실제 지급한 보험금이 상한이고, 중복보험이면 다른 보험사 몫은 빠집니다. 둘째, 피해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가족에게는 그 피해자 몫을 구상할 수 없습니다. 셋째, 중대한 과실이 아닌 실화라면 실화책임법에 따른 경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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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5. 14. 선고 2025다220815 판결 /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5다200233 판결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214529 판결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다4281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672조·제682조·제724조 [시행 2026. 9. 10., 법률 제21044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2조·제3조 [시행 2009. 5. 8., 법률 제9648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지역주택조합 자격상실, 위약금 다 내야 하나

이효준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광주 근무 / 민사·손해배상 사건 담당
법무부 인권구조과 법률홈닥터 역임 ·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건물·보험상품의 명칭, 소재지와 호실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직접 판결(자판)한 사건입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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