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부담금, 운전 안 한 차주도 내야 하나

COLUMN · 형사·교통

작성 2026. 10. 16. | 로엘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

배우자가 내 차를 몰다 음주운전 사고를 냈는데, 보험사가 운전하지도 않은 차주에게까지 2억 원이 넘는 사고부담금을 함께 내라고 한다면 응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2026. 6. 25. 보험사가 법 조항을 근거로 약관이 정한 범위를 넘어 사고부담금을 받을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로 음주운전 사고부담금을 누가, 어디까지 내는지 정리합니다.

목차
01. 운전하지 않은 차주는 약관 범위에서만 냅니다
02. 약관은 운전자와 승인한 차주를 나눕니다
03. 묵시적 승인은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04. 법 조항을 내세워도 약관을 넘을 수 없습니다
05. 사고부담금 청구서를 받았다면 확인할 것
자주 묻는 질문

01

운전하지 않은 차주는 약관 범위에서만 냅니다

가족의 음주운전 사고에서 운전하지 않은 차주(기명피보험자)는 보험 약관이 정한 경우에만 사고부담금을 냅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6다200335 판결은 보험사가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9조 제1항을 내세워 약관 범위를 넘는 사고부담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고, 보험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사안은 부부 한정 운전 특약이 있는 차량을 배우자가 술에 취해 몰다 신호를 위반해 오토바이와 충돌한 사고였습니다. 보험사는 피해자에게 약 5억 9,145만 원을 지급한 뒤 배우자와 차주에게 약 2억 4,642만 원을 청구했지만, 차주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11. 27. 선고 2024나60437 판결)이 확정됐습니다.

02

약관은 운전자와 승인한 차주를 나눕니다

이 사건 약관은 피보험자 본인이 음주운전을 한 사고와, 기명피보험자의 명시적·묵시적 승인 아래 다른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한 사고를 나누어 사고부담금을 정했습니다. 원심은 앞의 경우 음주운전을 한 그 피보험자만 부담하고, 같은 계약의 피보험자라는 이유만으로 운전하지 않은 차주가 부담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운전한 가족은 사정이 다릅니다.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다90603 판결은 이 조항의 '피보험자'가 기명피보험자에 한정되지 않고, 승낙을 받아 운전한 친족피보험자 등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담보이 사건 약관의 사고부담금
대인배상Ⅰ한도 내에서 지급된 보험금 전액
대인배상Ⅱ사고당 1억 원
대물배상의무보험 금액 이하 전액, 초과 손해는 5천만 원

03

묵시적 승인은 쉽게 인정되지 않습니다

차주가 음주운전을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보려면, 승인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과 같다고 볼 정도의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원심은 차주가 배우자에게 평소 운전을 맡겨 온 것은 맞지만, 배우자에게 음주운전 적발 전력이나 이전 음주운전 정황이 없어 음주운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며 승인을 부정했습니다.

반대로 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다32048 판결은 무면허운전 면책약관 사건에서, 동거하는 동생의 면허정지를 알고도 차를 계속 쓰게 둔 차주의 묵시적 승인을 인정했습니다. 운전자와의 관계, 평소 차량 관리, 운행 경위, 평소 태도가 판단 요소입니다.

04

법 조항을 내세워도 약관을 넘을 수 없습니다

보험사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이 있는 사람 모두에게 사고부담금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도, 약관이 대상을 좁혀 두었다면 약관을 따릅니다. 대법원은 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29조 제1항이 같은 법 제5조의 의무보험에만 적용되므로, 대인배상Ⅱ나 의무보험 금액을 넘는 대물배상 같은 임의보험 부분은 계약 내용에 따르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의무보험 부분도 약관이 법 조항과 다르게 정했다면 계약 내용대로 의무의 존부와 범위가 정해집니다. 대법원은 사고부담금 약관이 이 조항에 맞춰 도입돼 취지가 같고, 조항이 보험사에 구상 의무를 지우지 않으며, 피해자 보호는 보험사가 면책되지 않는 것으로 이미 달성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 판결은 2024. 2. 20. 개정 전 조문에 관한 것이지만, 현행 제29조 제1항도 '구상할 수 있다'는 같은 문언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실무상 참고가 됩니다.

05

사고부담금 청구서를 받았다면 확인할 것

사고부담금 청구를 받으면 먼저 내가 운전자 본인으로 청구된 것인지, 음주운전을 승인한 차주로 청구된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어서 약관 문언과 담보별 금액, 승인 여부를 가를 평소 차량 관리와 운전자의 음주 전력을 정리해야 합니다.

사고부담금은 자차 수리 때 공제되는 자기부담금과 다른 돈입니다. 대법원 2026. 4. 9. 선고 2025다211106 판결은 피해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뒤 가해자 측 피보험자에게 청구하는 사고부담금을 자기부담금과 구별했습니다.

형사 사건을 맡다 보면, 가족의 음주운전 사고 뒤 형사 절차와 별도로 사고부담금 청구서를 받고 당황하는 차주를 봅니다. 술 마신 사람에게 차를 내주는 행위의 처벌은 음주운전 차량 제공 처벌 칼럼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이 내 차로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 차주도 사고부담금을 내야 하나요?

약관이 정한 경우에만 냅니다. 대법원 2026다200335 판결 사안의 약관은 차주가 음주운전을 명시적·묵시적으로 승인한 경우에만 사고부담금을 지우고 있었고, 음주 전력이 없는 배우자의 음주운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차주의 책임이 부정됐습니다.

Q. 보험사가 자동차손배법 제29조를 근거로 약관보다 넓게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은 구 자동차손배법 제29조 제1항이 의무보험에만 적용되고, 의무보험 부분도 약관이 달리 정했다면 약관에 따라 사고부담금의 존부와 범위가 정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Q. 음주운전 사고부담금과 자차 자기부담금은 무엇이 다른가요?

사고부담금은 음주운전 등 사고로 피해자에게 보험금이 지급된 뒤 가해자 측 피보험자가 보험사에 내는 돈이고, 자기부담금은 자차 보험금을 받을 때 공제되는 돈입니다. 대법원 2025다211106 판결이 두 개념을 구별했습니다.

음주운전 사고부담금 청구를 받으셨나요?

청구서와 보험증권·약관을 함께 가져오시면 청구 근거와 범위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 →   형사 안내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다200335, 2012다90603, 2025다211106, 2013다32048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제29조 [법률 제21490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음주운전 차량 제공, 2027년 6월부터 처벌됩니다 / 무면허운전, 벌금보다 긴 것은 결격기간
· 같은 날 발행 칼럼: 차명계좌에 맡긴 돈을 써 버렸다면 횡령일까

황근주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검사 출신(서울동부지방검찰청·인천지방검찰청·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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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은 2026. 10. 16. 국가법령정보센터 현행본으로 대조했습니다. 2026다200335 사건은 상고기각으로 확정됐습니다. 사고부담금 액수는 이 사건 약관 기준이라 계약마다 다를 수 있고, 통계는 싣지 않았습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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