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동의, 전산망 클릭으로는 부족합니다
COLUMN · 노동
작성 2026. 10. 14. | 로엘법무법인 이창림 변호사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깎인 근로자가 회사에 이의를 제기하면, 직원 과반수가 동의서에 찬성했다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내 전산망에서 '동의함'을 누른 기억이 있으면 더 다투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6월, 전체 근로자의 약 78%가 전산망으로 동의한 임금피크제에 대해 적법한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숫자보다 동의를 모은 방식이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Q. 사내 전산망으로 근로자 과반수가 임금피크제에 동의했다면 유효한가요? 그것만으로는 유효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다215010 판결은 근로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을 모으는 회의 방식 등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개별 동의자가 형식상 과반수여도 집단적 동의로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파기환송으로, 감액분 지급 여부는 환송심에서 다시 판단됩니다. |
직원 78%가 동의했는데도 다시 심리하라고 한 사건
이 사건 회사는 법 개정으로 2016년 1월부터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했습니다. 회사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되지 않은 노동조합과 교섭해 정년을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늘리고, 만 58세 75%, 만 59세 65%, 만 60세 60%의 지급률을 적용하는 임금피크제에 합의했습니다.
회사는 2014년 7월 사내 전산망에 개정안 공지와 동의서를 올리고 7일 동안 동의를 받았습니다. 전체 4,906명 중 3,857명, 약 78%가 동의했고, 임금피크제는 2016년 1월부터 시행됐습니다. 동의서는 대체휴일 등 다른 개정 사항까지 묶어 일괄로 찬반만 고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원심은 동의가 유효하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임금 감액분 청구 부분을 파기해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습니다. 근로자들이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는 '집단적' 동의가 필요합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 측의 동의를 받도록 합니다. 대법원은 이 동의를 개별 근로자의 승낙이 아니라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으로 이해합니다. 과반수 노조가 있으면 그 노조의 동의, 없으면 사용자의 개입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찬반을 모으는 회의 방식의 과반수 동의가 필요합니다.
| 쟁점 | 원심 | 대법원 |
|---|---|---|
| 설명회 | 내용을 숙지할 기회가 있었다 | 일부 관리자 대상이라 전체 근로자 회합이 아니다 |
| 전산망 동의 | 일괄 부동의도 가능해 위법하지 않다 | 회의 방식 없이 모은 동의는 과반수여도 집단적 동의 아님 |
| 동의 인원 | 4,906명 중 3,857명 동의 | 설명과 의견 형성 기회가 부족해 숫자만으로 부족 |
대법원이 동의로 보지 않은 이유
대법원은 우선 근로자들이 동의 전에 전체나 부서 단위로 모여 의견을 나눈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회사가 연 설명회는 교섭 때 회사 측 협상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관리자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동의의 주체인 근로자 전체의 회합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공지와 동의서의 설명도 부족했다고 보았습니다. 공지에는 임금피크제의 구체적 설명이 없었고, 동의서는 개정 전후 조문을 나란히 적은 표뿐이었습니다. 절차의 성격도 단체협약과 법 개정 사항을 반영하는 것처럼 적혀 있어, 근로자가 자신의 클릭이 불이익변경에 대한 동의권 행사라는 점을 알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기간과 주체도 문제였습니다. 근로자들이 본사와 전국 지점에 흩어져 있는데 7일 만에 의견을 모으기는 어려웠고, 과반수 노조가 아닌 노조와의 합의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대신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개별 동의서를 받는 방식 자체는 쓸 수 있지만, 그 과정에 회의 방식 등 집단적 의사결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회사가 내용이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은 집단적 동의 없는 불이익변경을 사회통념상 합리성만으로 유효하다고 할 수 없고, 근로자 측이 동의권을 남용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예외를 인정하며,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임금이 깎인 근로자가 확인할 것
먼저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동의를 받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동의 공지와 동의서 화면, 설명회 자료와 참석 범위, 동의 기간, 당시 노동조합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돼 있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감액된 임금을 청구하려면 시효도 살펴야 하는데, 「근로기준법」 제49조는 임금채권을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동의 절차와 별개로 임금피크제의 내용이 문제 될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은 정년을 그대로 둔 채 임금만 깎는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인지를 도입 목적, 불이익 정도, 대상조치, 감액 재원의 사용처 등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처럼 정년을 늘리면서 도입한 경우와는 유형이 다르니 구분해서 보아야 합니다.
필자가 노동 사건 상담을 하며 보면, 동의서에 이미 찬성했으니 다툴 수 없다고 여겨 상담을 미루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은 개인의 찬성 여부보다 회사가 집단적 의사결정의 기회를 실제로 보장했는지를 본 것입니다. 정년 이후 재고용 문제는 정년 뒤 재고용 거절, 대법원이 본 기준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는 과반수 노조 또는 회의 방식의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전산망 개별 동의가 형식상 과반수여도 집단적 의사결정이 수반되지 않으면 동의로 보기 어렵습니다. 셋째, 이 판결은 파기환송으로 감액분 지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의 동의 절차가 의심스럽습니까? 동의 공지와 동의서, 설명회 자료, 임금명세서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에 도움이 됩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6. 25. 선고 2025다215010 판결 / 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49조·제94조 (법률 제21533호)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정년 뒤 재고용 거절, 대법원이 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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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구 근무 / 노동·형사 사건 담당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노동법 전문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공익법무관 역임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회사와 당사자, 소송대리인은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2025다215010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감액분 지급 여부와 액수는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동의 절차의 적법성은 사업장마다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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