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앞을 막아 세운 주차, 재물손괴 벌금 150만 원
CASE REVIEW · 형사 / 인천
작성 2026. 10. 14. | 로엘법무법인 인천분사무소 이수현 변호사
차를 빼 달라는 전화를 받고도 일부러 옮기지 않거나, 남의 차 앞을 내 차로 막아 두는 일이 주차장 갈등에서 종종 생깁니다. 흔히 '보복주차'라고 부르는 행동인데, 차에 흠집 하나 내지 않았으니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이웃 차량 앞을 여러 대의 차로 번갈아 막아 둔 사람에게 재물손괴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다루는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남의 차 앞을 내 차로 막아 놓고 빼 주지 않으면 재물손괴죄가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차를 부수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이 그 차를 쓸 수 없게 만들었다면 「형법」 제366조의 '효용을 해한 경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이 2026. 10. 14. 공개한 판결은 이웃 차량 앞을 약 11일간 막아 둔 피고인에게 재물손괴죄로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1심으로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인천지방법원이 공개한 '차 앞 막기' 사건
인천지방법원이 2026. 10. 14.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2026고정 재물손괴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같은 주거지에 사는 이웃이었습니다. 2025. 11. 13. 오후 피고인의 차가 주차장에서 피해자 차 앞을 막고 있었고, 피해자의 배우자가 전화로 차를 옮겨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피고인은 상대가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차를 옮기지 않았습니다. 판결문은 이때부터 같은 달 24.경까지 피고인이 자기 소유 승용차와 화물차를 번갈아 가며 피해자 차 앞에 세워 피해자가 차를 쓰지 못하게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벌금 150만 원과 함께 노역장 유치기간, 가납을 명했습니다.
부수지 않아도 재물손괴가 되는 이유
재물손괴죄는 물건을 깨뜨리는 경우에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9도13764 판결은 '기타 방법'을 손괴·은닉에 준하는 유형력 행사로 보고, 효용을 해한다는 것에는 일시적으로 물건을 쓸 수 없게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도 자동문을 수동으로만 열리게 해 잠금 역할을 못 하게 한 행위를 재물손괴로 보았습니다.
대법원 기준으로 본 인천 사건
2019도13764 판결은 차를 운행할 수 없게 막아 둔 행위에 재물손괴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입니다. 두 사건을 나란히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대법원 2019도13764 | 인천 사건(1심) |
|---|---|---|
| 막은 수단 | 콘크리트 구조물과 굴삭기 장비 | 피고인 소유 차량들을 번갈아 주차 |
| 지속 기간 | 약 17~18시간 | 2025. 11. 13.부터 같은 달 24.경까지 |
| 당시 정황 | 연락처를 남기지 않음 경찰과 제거 시도도 실패 | 이동 요청을 받고도 반말을 이유로 거부 |
| 차량 훼손 | 없음 — 그래도 유죄 | 판결문에 훼손 기재 없음 — 이용 불능으로 유죄 |
2019도13764 판결은 효용 침해 여부를 재물의 용도, 행위가 그 기능에 미친 영향, 원상회복의 어려움,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등을 함께 보아 판단하라고 합니다. 인천 판결문은 범죄사실과 적용 법조만 적고 판단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필자가 보기에는 상대의 요청을 알면서 열흘 넘게 막아 둔 점이 이 기준에서 무겁게 작용한 사안으로 읽힙니다.
업무방해가 아닌 재물손괴, 그리고 그 한계
개인 차량을 막은 행위는 업무방해죄로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도3270 판결은 무단주차로 여긴 차량 범퍼에 손수레를 묶어 둔 사안에서, 개인 용무로 한 운전은 업무방해죄의 업무가 아니라고 보아 업무방해 유죄 부분을 파기했습니다. 필자가 앞서 다룬 주차차단기 사건은 오피스텔 관리 업무가 방해된 경우여서 업무방해죄가 적용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과 다릅니다.
반대로 상대를 불편하게 한 행동이 모두 재물손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은 건물 외벽 낙서는 효용을 해했다고 보면서도, 계란을 던진 행위는 그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쓰지 못하게 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벌금 150만 원, 주차 갈등에서 확인할 것
이 판결의 주문에는 벌금 외에 두 가지가 더 붙었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에 따라 벌금을 내지 않으면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해 노역장에 유치하는 기간을 정했고,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에 따라 확정 전이라도 벌금 상당액을 미리 내도록 하는 가납을 명했습니다.
차를 막힌 쪽이라면 이동을 요청한 시각과 방법, 막혀 있던 기간을 사진과 통화 기록으로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막은 쪽이라면 상대의 말투가 불쾌했더라도 요청을 받으면 먼저 차를 옮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필자가 인천에서 형사사건을 수행하며 보면, 주차 갈등은 감정이 앞선 맞대응 하나로 이웃 간 다툼이 형사사건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차를 부수지 않아도 쓰지 못하게 막으면 재물손괴죄가 될 수 있습니다. 둘째, 기간과 방식, 원상회복의 어려움 등이 효용 침해 판단의 기준입니다. 셋째, 이 사건은 1심 판결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주차 문제로 고소를 당하셨거나 고소를 고민하고 계십니까? 주차 위치 사진, 이동 요청 통화·문자 기록, 막혀 있던 기간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인천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10. 14. 게시분(2026고정 재물손괴, 1심, 확정 여부 미확인, 비실명 처리본) — 인천지방법원
· 「형법」 제366조·제69조·제70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형사소송법」 제334조 [법률 제22009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9도13764 판결 /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도3270 판결 /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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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현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인천 근무 / 형사·이혼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인천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공개된 판결문이 선고일과 사건번호 일부, 당사자 표시를 비실명 처리하고 있어 이를 특정하지 않았고, 건물 소재지와 차량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하며,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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