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감정가액, 시가로 인정되는 조건

COLUMN · 상속

작성 2026. 10. 13. | 로엘법무법인 김수민 변호사

상속받은 토지나 건물을 공시가격 등으로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했는데, 몇 달 뒤 세무서가 감정평가를 받아 그 금액으로 세금을 다시 매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감정가액이 신고가액보다 높으면 추가 세액도 커집니다.

대법원은 2026. 8. 12.과 8. 13. 선고한 판결들에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요지는 세무서의 감정 의뢰 자체는 허용되지만,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쓰려면 과세관청이 엄격한 요건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Q. 상속세를 공시지가로 신고했는데 세무서가 감정가액으로 다시 매기면 그대로 따라야 하나요?

감정가액이 곧바로 시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세무서가 신고 뒤에 감정을 의뢰할 수는 있지만, 상속개시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증명이 부족해도 소송에서 다른 방법으로 시가가 증명되면, 그 시가로 계산한 세액을 넘는 부분만 취소됩니다.

세무서가 신고 뒤에 감정을 맡기는 것 자체는 허용됩니다

상속재산은 상속개시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는 감정가격도 시가에 포함하고,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울 때에만 공시가격 등을 쓰는 보충적 평가방법을 허용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은 상속개시일 전후 6개월(평가기간) 안에 둘 이상 감정기관의 감정가액이 있으면 그 평균액을 시가로 봅니다. 단서는 평가기간이 지난 뒤 법정결정기한(신고기한부터 9개월)까지 생긴 감정가액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신청에 따라 평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면 시가에 포함할 수 있게 합니다.

구분평가기간 안의 감정평가기간 뒤의 감정
근거시행령 제49조 제1항 본문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
기준일가격산정기준일·평가서
작성일 모두 기간 안
둘 중 하나라도 기간 밖
(법정결정기한 이내)
추가 요건둘 이상 감정가액 평균가격변동 특별사정 없음
+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두30905 판결은 상속세가 부과과세 방식이어서 과세관청이 정당한 세액을 정하려고 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기존 감정가액이 없는데 단서에 따라 의뢰한 경우도 같다고 보았습니다. 이 방식이 조세법률주의나 평등원칙에 어긋난다는 납세자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시가로 인정받으려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어야 합니다

과세관청 감정가액이 시가가 되려면 그 사이 재산 가액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 변화가 없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토지 분할·형질 변경이나 건물 증축 같은 물리적 변화, 용도지역 변경 같은 규제 변화, 지역 환경 변화, 날짜 사이 시간 간격, 공시가격의 누적 변동폭, 평가자 주관이 개입될 위험 등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이 요건은 상속개시일부터 가격산정기준일까지, 그리고 가격산정기준일부터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 두 구간 모두에서 갖춰져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은 과세관청이 주장·증명해야 하며, 2025두30905 사건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어 과세관청 감정가액에 기초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법리를 2026. 4. 30. 선고 2024두61780 판결에서 먼저 밝힌 바 있습니다.

기준일을 상속개시일로 맞춰도 작성일까지 따져야 합니다

감정의 가격산정기준일을 상속개시일로 소급해 정했더라도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이 평가기간 뒤(법정결정기한 안)라면 단서가 적용됩니다.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4두55402 판결은 시행령 제49조 제2항이 감정의 경우 가격산정기준일과 평가서 작성일을 함께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 사건 원심은 평가기준일과 가격산정기준일이 같은 날이라는 점 등을 들어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을 따로 심리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환송 후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감정가액이 부정돼도 세금이 모두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과세관청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지 않아도 처분 전체가 곧바로 취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취소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때까지 다른 방법으로 시가가 증명되면, 법원은 그 시가로 정당한 세액을 계산해 이를 넘는 부분만 취소합니다.

2025두30905 사건에서는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이 상속개시일을 기준으로 다시 감정했고, 같은 날 선고된 2024두55396·2024두61292 사건에서는 감정평가법인들의 사실조회 회신 감정가액 평균이 쓰였습니다. 세 사건 모두 정당세액 범위 안은 적법, 초과 부분은 위법이라는 원심이 유지됐습니다.

필자가 상속세 상담을 하며 보면, 신고를 마친 뒤 감정평가 결과를 근거로 한 통지를 받고서야 이 제도를 처음 알게 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때는 가격산정기준일과 평가서 작성일, 평가심의위원회 심의 여부, 그 사이 재산과 주변의 변화를 먼저 정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세무서는 신고 뒤에도 법정결정기한 안에서 감정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그 감정가액을 시가로 쓰려면 두 구간 모두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을 과세관청이 증명해야 합니다. 셋째, 감정가액이 부정돼도 소송에서 시가가 증명되면 그 시가로 계산한 정당세액을 넘는 부분만 취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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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서와 과세 통지서, 감정평가서의 기준일·작성일을 정리해 두시면 다툴 쟁점이 먼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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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두30905 판결 / 2026. 8. 13. 선고 2024두55402 판결, 2024두55396 판결, 2024두61292 판결 / 2026. 4. 30. 선고 2024두61780 판결 — 종합법률정보
·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법률 제21065호, 시행 2026. 1. 2.] /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제49조의2·제78조 [대통령령 제36741호, 시행 2026. 10. 1.]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속세 신고 기한에 관하여: 상속세 신고 기한을 놓치면 생기는 일
· 같은 날 발행 칼럼: 미용실 흉기 살인미수, 징역 20년의 이유

김수민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상속·유언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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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판결 내용은 대법원 판결문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판결들은 2020년 개정 전 법령을 적용한 사안이며, 과세관청의 감정평가 대상 선정 기준과 관련 통계는 원본 자료를 확인하지 못해 다루지 않았습니다. 시가 인정 여부와 세액은 재산과 감정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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