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회수, '현저히 고액' 차임의 판단 기준
COLUMN · 부동산
작성 2026. 10. 13. | 로엘법무법인 김벼리 변호사
임대차 종료를 앞두고 권리금을 받기로 한 새 임차인을 구했는데, 임대인이 그 사람에게 기존보다 몇 배 높은 차임을 불러 계약이 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차인은 이것도 권리금 회수 방해냐고 묻습니다.
법은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 요구를 방해행위로 정하고 있지만, 얼마나 높아야 하는지는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이 2026년 7월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한 판결을 정리합니다.
Q.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기존보다 훨씬 높은 차임을 요구했다면 권리금 회수 방해가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 201338 판결은 '현저히 고액'인지를 주변 시세뿐 아니라 기존 차임과의 차이,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까지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고액으로 볼 여지가 있으면 적정 차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를 배척하지 말고 감정 등으로 심리하라는 취지입니다. |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라고 한 약국 상가 사건
이 사건 임차인은 2001년부터 한 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했고, 2018년 계약상 보증금은 1억 원, 차임은 월 600만 원이었습니다. 임대인은 2023년 4월 차임을 월 2,400만 원으로 올려 달라고 했고, 합의가 되지 않자 같은 해 9월 갱신 거절을 통지했습니다.
임차인은 2023년 10월 새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과 권리금 22억 원의 계약을 맺고 임대인에게 알렸습니다. 임대인은 그 사람에게 보증금 5억 원, 차임 월 2,000만 원을 제시했고, 차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계약이 무산되자 임차인은 권리금 계약을 해제했습니다.
임차인은 권리금 회수 방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했지만 원심은 증거 부족으로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손해배상 부분을 파기해 부산지방법원으로 환송했고, 임대인의 건물인도 청구 부분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배상 여부와 액수는 환송심에서 다시 판단됩니다.
'현저히 고액'은 기존 차임과의 차이까지 보고 판단합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과 보증금 등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방해행위로 정합니다. 대법원은 법문에 적힌 요소에 그치지 않고 아래 사정까지 함께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구분 | 고려 요소 |
|---|---|
| 법문에 적힌 요소 | 상가건물의 조세·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과 보증금, 그 밖의 부담 |
| 판결이 더한 요소 | 기존 차임·보증금과 요구액의 차이 상가의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
| 심리 방식 | 감정이 언제나 필요한 것은 아님 고액으로 볼 여지가 있으면 감정 등으로 확인 |
대법원은 이 규정의 취지를, 임대인이 새 임차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피하는 방식으로 권리금 회수를 막는 일을 차단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적정 차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임차인의 청구를 바로 물리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고액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본 사정
요구한 차임은 기존의 약 333%였습니다. 보증금에 월 차임의 100배를 더한 환산보증금(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항)으로 따지면 25억 원 대 7억 원, 약 357%입니다. 대법원은 액수 차이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면 현저히 고액으로 볼 여지가 많다고 했습니다.
주변 시세가 올라 3배 이상 인상해도 무리가 없다고 볼 사정은 기록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과 새 임차인 모두에게 3배 이상을 요구하면서 협상 여지를 거의 두지 않았고, 대법원은 이것이 계약 체결을 단념하게 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원심은 약국의 높은 월평균 조제료 수입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 수입에 거래처·신용·노하우 같은 임차인 개인의 요인이 크게 섞여 있다고 보았고, 감정촉탁 결과 바닥권리금은 0원, 영업권리금은 20억 1,500만 원이었습니다. 권리금 22억 원도 감정 결과에 비추어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임차인이 증명해야 하는 것과 남겨 둘 기록
요구액이 현저히 고액이라는 점은 임차인이 증명해야 합니다. 이 판결도 그 원칙을 확인했고, 고액으로 볼 여지가 보일 때 법원이 심리를 더 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보호 기간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이고(같은 법 제10조의4 제1항), 이 규정은 보증금이 법정 기준액을 넘는 임대차에도 적용됩니다(제2조 제3항).
갱신을 더 요구할 수 없는 임차인도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은 개정 전 법이 정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지나 갱신요구권을 쓸 수 없던 사안에서도 임대인이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진다고 보았습니다. 배상액은 약정 권리금과 종료 당시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이 한도이고, 청구는 임대차 종료일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제10조의4 제3항·제4항).
필자가 상가 임대차 상담을 하며 보면, 임대인이 제시한 조건을 전화로만 듣고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제시한 보증금·차임은 문자나 메일로 받아 두고, 기존 계약서와 주변 시세 자료를 함께 모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방해행위의 다른 유형은 권리금 회수 방해, 임대인의 손해배상 책임에서 정리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현저히 고액'은 주변 시세뿐 아니라 기존 차임과의 차이와 적정 차임까지 보고 판단합니다. 둘째, 고액으로 볼 여지가 있으면 적정 차임 미확인만으로 청구를 배척하지 말고 감정 등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이 판결은 파기환송으로 최종 배상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과도한 조건을 내걸었나요? 기존 계약서, 권리금 계약서, 임대인이 제시한 조건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 201338 판결 /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22532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2조·제10조의3·제10조의4 [법률 제21083호] /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대통령령 제36423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같은 날 발행 칼럼: 조건성취 방해한 건축주, 약정금 5천만 원 지급 판결
| 김벼리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부동산 분야 담당 · 임대차와 부동산 거래 칼럼 다수 집필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손해배상 인정 여부와 액수는 환송심에서 정해집니다. 이 판결은 몇 퍼센트 이상이면 현저히 고액이라는 수치 기준을 정한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 신상은 기재하지 않았으며,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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