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청구 권리남용, 소송 자체가 각하된 이유

COLUMN · 정보공개·행정소송

작성 2026. 10. 7. | 로엘법무법인 서현주 변호사

정보공개청구는 국민 누구나 이유를 밝히지 않고도 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공공기관이 공개를 거부하면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권리도 남용되면 보호받지 못합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전국 여러 기관을 상대로 같은 정보공개청구를 반복한 사람이 낸 소송을 소권 남용으로 보고 각하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권리남용이 어떤 기준으로 인정되는지 판결문과 대법원 판례로 정리합니다.

Q. 정보공개청구가 권리남용이라는 이유로 소송이 각하될 수도 있나요?

정보를 얻을 생각 없이 공공기관을 괴롭힐 목적이 명백하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제주지방법원 2026. 8. 11. 선고 2026구합10 판결은 반복 청구의 행태 등을 근거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을 소권 남용으로 보아 각하했습니다. 다만 정보공개청구는 원칙적으로 폭넓게 허용되며, 이 판결은 1심이고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전국 기관에 같은 청구를 반복한 사건, 제주지법의 판단

제주지방법원이 2026. 8. 28.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는 특정 한 달 사이에 국민들이 피고 행정청에 낸 정보공개청구의 결정문 전부를 개인정보만 빼고 공개해 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개인정보를 일일이 가려내는 데 행정력이 지나치게 든다며 원고 자신이 낸 청구의 결정문만 공개했고, 원고는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처분이 적법한지를 따지기 전에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전국 각지의 같은 계열 기관을 상대로 기간만 바꿔 같은 청구를 반복한 점, 그 정보가 원고의 법률상 지위와 관련된다고 볼 자료가 없고 제3자의 민감한 사생활이 담겼을 수 있는데도 필요한 이유를 전혀 대지 못한 점, 건별로 개인정보를 지우는 데 상당한 행정력이 낭비될 것이라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법원은 이를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소권 남용으로 보고 소를 각하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게시물과 판결문에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정보공개청구는 원래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정보공개청구는 청구 목적을 따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에게 청구권을 주고, 제9조 제1항은 비공개 대상으로 정한 정보가 아니면 공개 대상이라고 정합니다.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두9349 판결도 법이 정보의 사용 목적이나 접근 이유를 제한하지 않으므로 청구는 원칙적으로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건핵심 사정결론
대법원 2004두2783괴롭힐 목적 등 특별한 사정 없음권리남용 아님
대법원 2014두9349수백 회 청구, 공개돼도 미수령권리남용, 원심 파기
제주지법 2026구합10전국 기관에 같은 청구 반복소권 남용, 소 각하(1심)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4두2783 판결은 청구 목적에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오로지 상대방을 괴롭힐 목적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청구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권리남용을 내세워 공개를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권리남용이 인정되는 예외, 그 기준

권리남용은 정보를 얻으려는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이 명백할 때에만 인정됩니다. 2014두9349 판결은 정보를 취득하거나 활용할 생각 없이 부당한 이득을 노리거나, 오로지 담당공무원을 괴롭히려는 청구처럼 남용이 명백한 경우에는 청구권 행사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사건의 원고는 수백 차례 청구를 반복했고, 공개 결정이 나도 정보를 받아 가지 않았으며, 소송비용 이득이나 수감 중 법정 출석을 통한 노역 회피를 노린 것으로 볼 여지가 컸습니다.

제주지법은 이 법리를 인용한 뒤, 청구권 행사의 당부가 아니라 소송을 낸 것 자체를 소권 남용으로 보아 각하했습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 없이 끝내는 것으로, 청구 이유가 없다는 기각과 다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일부비공개 처분이 적법했는지는 판단되지 않았습니다.

반복 청구에 대한 법의 장치와 청구인이 준비할 것

정보공개법에는 반복 청구를 정리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같은 법 제11조의2 제1항은 결정 통지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같은 정보를 다시 청구하는 경우 등에 종전 청구와의 유사성을 종합해 청구를 종결 처리할 수 있게 합니다. 제13조 제3항은 정보량이 너무 많으면 기간별로 나누어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제14조는 비공개 부분을 분리할 수 있으면 그 부분만 빼고 공개하도록 정합니다.

청구인이 비공개나 부분 공개 결정에 불복하려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제18조). 행정심판은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도 청구할 수 있고(제19조 제2항), 「행정소송법」에 따른 행정소송도 낼 수 있습니다(제20조).

필자가 정보공개 관련 상담을 할 때 먼저 확인하는 것은 청구하려는 정보가 의뢰인 자신의 권리관계와 어떻게 이어지는지입니다. 이유를 밝힐 의무는 없지만, 소송에서 남용 주장이 나오면 정보가 왜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는 청구가 훨씬 단단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보공개청구는 이유를 묻지 않고 폭넓게 허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둘째, 정보를 얻을 의사 없이 괴롭힐 목적이 명백할 때에만 예외적으로 권리남용이나 소권 남용이 인정됩니다. 셋째, 제주지법 판결은 1심이어서 확정된 결론이 아닙니다.

청구서, 결정 통지서, 통지받은 날짜를 갖춰 두시면 불복 기간 안에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상담 →

참고자료

· 제주지방법원 2026. 8. 11. 선고 2026구합10 판결 — 제주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8. 28. 게시)
·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두9349 판결 /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4두2783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5조·제9조·제11조의2·제13조·제14조·제18조~제20조 [법률 제19408호, 시행 2023. 11. 17.]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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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제주 근무 / 제주특별자치도청 법무담당관 역임
변호사 프로필 보기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제주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와 기관의 명칭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고 항소·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본안을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처분 자체의 적법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판결문에 없는 반복 청구의 건수와 정보공개 관련 통계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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