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요구가 섞인 파업, 징계가 무효가 된 이유

COLUMN · 노동

작성 2026. 10. 6. | 로엘법무법인 대전분사무소 이승용 변호사

파업이 끝난 뒤 회사가 "정책 문제로 벌인 불법파업"이라며 참가 조합원을 징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금 요구와 함께 정부 정책에 관한 요구를 내걸었다는 이유입니다.

대전지방법원은 이런 징계를 모두 무효로 보았고, 이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됐습니다. 목적이 여럿인 파업의 정당성을 어떻게 판단하는지, 2026. 3. 10. 시행 개정 노동조합법이 어떻게 고려됐는지를 정리합니다.

Q. 파업 목적에 정책 요구가 섞여 있으면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을 징계할 수 있나요?

정책 요구가 섞였다는 사정만으로 파업 전체가 위법해지지는 않습니다. 대전지방법원 2026. 9. 3. 선고 2025가합200819 판결은 철도 파업의 주된 목적이 임금협상이고 조정과 찬반투표 절차도 거쳤다며 조합원 25명에 대한 정직·감봉·견책을 모두 무효로 보았습니다. 이 판결은 제1심으로, 항소 없이 2026. 9. 29. 확정됐습니다.

대전지방법원이 공개한 철도 파업 징계 사건

대전지방법원이 2026. 10. 1.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철도 노동조합은 2023년 임금교섭이 결렬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 기간 중 실시한 찬반투표로 쟁의행위를 가결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온 뒤 2023. 9. 14.부터 나흘간 파업을 했습니다.

철도 운영 공기업은 이 파업이 특정 노선 고속열차 운행 같은 정부 정책 현안을 관철하려는 불법파업이라고 보고, 파업을 기획하거나 참여한 조합원에게 정직 1월, 감봉 1월, 견책 등을 내렸습니다. 재심도 기각되자 조합원 25명이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목적이 여럿인 파업은 '주된 목적'으로 판단합니다

파업 목적 가운데 일부가 정당하지 않더라도 파업 전체가 곧바로 위법해지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은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으로 정당성을 판단하고, 부당한 요구를 뺐다면 파업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전체 정당성을 부정합니다. 대전지법도 이 법리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같은 기준이 반대 결론으로 이어진 예도 있습니다.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은 한 공기업 노동조합이 임금 개선을 내세웠지만 주된 목적은 정부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투쟁이었다고 보아 정당성을 부정했습니다. 결국 무엇이 주된 목적이었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법원이 파업 목적을 정당하다고 본 근거

대전지법은 정책 현안이 파업 목적에 포함된 사실 자체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아래 사정을 들어 주된 목적은 임금협상이고, 그 현안을 뺐다면 파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이 본 사정판결문의 판단
교섭과 타결 경과교섭 과정에서 계속 임금협상을 요구했고
파업 뒤 2023. 12. 임금협약을 체결
조정신청서의 요구안기본급·수당 등 근로조건 사항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칠 사업상 결정으로 구분
공기업의 공공성현안은 좌석 부족 해소·철도 안전 등 공공성과 관련
노사도 공공성 강화를 합의 목적에 포함해 옴

2026. 3. 10. 시행 개정 노동조합법이 고려된 방식

개정 노동조합법은 노동쟁의의 범위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까지 넓혔고, 대전지법은 개정 전 파업에도 그 취지를 고려했습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는 종전에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만 노동쟁의로 정했습니다. 법률 제21045호는 여기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더했습니다.

법원은 개정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개정 전 파업이라도 노동3권을 실질화하려는 개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 범위가 정리해고·구조조정에 한정된다는 공기업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국제노동기구 결사의 자유 위원회의 결정과 보고서도 국내법보다 우선하는 기준이 아니라 하나의 고려요소로 삼았습니다.

절차를 지켰는지도 함께 봅니다

목적이 정당해도 절차를 어기면 쟁의행위의 정당성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 전에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고(제45조 제2항), 조합원 과반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정하도록 합니다(제41조 제1항). 이 사건에서 법원은 조정 신청과 찬반투표 가결을 거친 파업이라며 절차적 정당성도 인정했습니다.

실무에서 파업 참가를 이유로 한 징계를 검토할 때는 징계사유가 파업 목적을 어떻게 규정했는지부터 봅니다. 교섭 경과, 조정신청서의 요구안, 찬반투표 안건과 결과, 파업 뒤 타결 내용이 주된 목적을 가리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이 판결은 방법의 정당성을 따로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방식이 다른 파업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책 요구가 섞였다는 사정만으로 파업 전체가 불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둘째, 정당성은 주된 목적과 조정·찬반투표 같은 절차로 판단됩니다. 셋째, 이 판결은 항소 없이 확정된 제1심 판결이며 대법원 판단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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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전지방법원 2026. 9. 3. 선고 2025가합200819 판결 — 대전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10. 1. 게시)
·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5호·제41조·제45조 [법률 제21045호, 시행 2026. 3. 10.]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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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용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전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이혼 전문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 · 대전고등검찰청 공익법무관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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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전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게시물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제1심 판결로, 법원 게시물에 따르면 항소 없이 2026. 9. 29. 확정됐습니다. 당사자·노동조합 명칭과 개인 신상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국제노동기구 문서는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판결문이 언급한 범위로만 적었고, 파업의 방법·손해배상·형사책임과 관련 통계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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