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만 빌려줬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COLUMN · 부동산

작성 2026. 9. 22.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이름만 빌려준 것이다." 명의신탁 사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수원지방법원이 2026년 9월 18일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사건에서도 같은 주장이 나왔고, 법원은 계좌 흐름을 따라가 이를 배척했습니다. 부동산실명법이 이 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보겠습니다.

목차
01. 약정도 등기도 무효입니다
02. 빌려준 쪽과 빌린 쪽이 각각 처벌됩니다
03. 수탁자가 팔아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04. 그래도 돌려받는 길은 남아 있습니다
05. 종중·배우자·종교단체에는 특례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01

약정도 등기도 무효입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합니다. 제4조는 명의신탁약정도 무효(제1항), 그에 따른 물권변동도 무효(제2항 본문)라고 합니다.

다만 제4조 제2항에는 단서가 있습니다.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한 계약에서 명의수탁자가 한쪽 당사자가 되고 상대방이 명의신탁약정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물권변동이 무효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이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덧붙입니다.

02

빌려준 쪽과 빌린 쪽이 각각 처벌됩니다

제7조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를 나란히, 다른 형으로 처벌하고, 여기에 행정 제재가 따로 붙습니다.

근거대상내용
제7조 제1항 제1호명의신탁자
(이름을 빌린 쪽)
5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
제7조 제2항명의수탁자
(이름을 빌려준 쪽)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제5조 제1항명의신탁자부동산 가액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과징금
제6조 제2항실명등기를
하지 않은 경우
1년 경과 시 10퍼센트,
다시 1년 경과 시 20퍼센트

수원지방법원 2026. 8. 21. 선고 2025고정1684 판결은 제7조 제1항 제1호와 제3조 제1항, 형법 제30조를 적용해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건물이 명의자 소유라고 다투었으나 법원은 투자금과 보증금 분배, 이자 납부 내역을 확인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은 제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03

수탁자가 팔아도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빌려준 사람이 그 부동산을 처분하면 횡령죄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대법원의 결론은 반대입니다.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매도인에게서 바로 수탁자 명의로 등기를 넘긴 중간생략등기형 명의신탁에서, 수탁자 명의 등기는 무효이고 소유권은 매도인이 보유하므로 수탁자를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자기 소유 부동산의 등기명의를 넘긴 양자간 명의신탁에서도 같은 결론을 냈습니다. 횡령죄의 위탁관계는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되고 그 존부는 규범적으로 판단한다는 이유입니다.

04

그래도 돌려받는 길은 남아 있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이니 민사상 반환도 막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집니다.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은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무효인 약정에 따라 등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불법원인급여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등기명의신탁에서 소유권은 등기와 상관없이 명의신탁자에게 남아 있으므로, 소유물방해배제청구권에 기초해 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명의신탁은 다릅니다.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은 수탁자가 당사자가 되어 명의신탁약정을 알지 못하는 매도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를 마친 경우 수탁자가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법 시행 후의 약정이라면 신탁자의 손해는 부동산이 아니라 제공한 매수자금이라고 했습니다. 돌아오는 것이 집이 아니라 돈입니다.

05

종중·배우자·종교단체에는 특례가 있습니다

제8조는 세 경우를 떼어 놓았습니다.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중 외의 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배우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종교단체 명의로 그 산하 조직의 부동산을 등기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제4조부터 제7조까지를 적용하지 않아 약정이 무효가 되지도, 처벌되지도 않습니다. 단 조세 포탈, 강제집행의 면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라야 하고, 목적이 인정되면 특례는 사라집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부동산 명의를 빌려주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부동산실명법 제7조 제2항에 따라 명의수탁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름을 빌린 명의신탁자는 같은 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제5조 제1항의 과징금도 부과됩니다.

Q.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마음대로 팔면 횡령죄가 되나요?

대법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중간생략등기형에 관한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과 양자간 명의신탁에 관한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모두 명의수탁자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Q. 명의신탁한 부동산이나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유형에 따라 다릅니다. 등기명의신탁이라면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불법원인급여가 아니므로 등기말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매도인이 약정을 알지 못한 계약명의신탁이라면 2002다66922 판결에 따라 반환 대상이 부동산이 아니라 매수자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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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제3~8조 [법률 제17091호, 시행 2020. 3. 24.] — 국가법령정보센터
· 수원지방법원 2026. 8. 21. 선고 2025고정1684 판결 — 수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9. 18. 게시분 (수원지방법원)
·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 /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 /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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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대표변호사
형사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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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문의 사실관계는 수원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소송관계인과 건물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이 판결은 제1심이며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과징금의 구체적 부과기준은 대통령령 위임 사항이어서 법률 문언만 적었고, 계약명의신탁에서 매도인이 악의인 경우는 판례 원문을 확보하지 못해 다루지 않았습니다. 조세 문제와 공소시효, 적발·과징금 통계도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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