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파 예고 글, 상대가 없어도 협박입니다
COLUMN · 형사
작성 2026. 9. 16. | 로엘법무법인 신승환 변호사
인터넷 게시판에 한 줄 적는 일은 가볍습니다. 그 글에 특정한 상대가 없으면 더 그렇습니다. "누구를 협박한 것도 아닌데 무슨 죄냐"는 말이 그래서 나옵니다.
그러나 상대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사정이 오히려 구성요건인 죄명이 2025년에 새로 생겼습니다. 창원지방법원이 지난주 그 죄로 징역형을 선고한 판결을 공개했습니다.
Q. 인터넷에 폭파하겠다는 글을 올리면 무슨 죄가 됩니까? 「형법」 제116조의2 제1항의 공중협박죄입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하면 성립하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 글 때문에 경찰이 출동했다면 제137조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별도로 문제 됩니다. |
2025년에 새로 생긴 죄명입니다
공중협박죄는 2025년 3월 18일부터 시행된 조문입니다. 그전까지 「형법」의 협박죄는 제283조 하나였고, 그 조문은 상대방이 특정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글은 이 틀에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제116조의2는 그 간극을 메웁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하는 것이 구성요건이고, 제2항은 상습범을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며, 제3항은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제283조와의 차이는 형량만이 아닙니다. 협박죄는 제283조 제3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제116조의2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로 마무리한다는 그림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 구분 | 협박(제283조) | 공중협박(제116조의2) |
|---|---|---|
| 상대방 | 특정된 사람 |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 |
| 법정형 | 3년 이하 징역,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 피해자 의사 | 반의사불벌 (제283조 제3항) | 규정 없음 |
창원지방법원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6고단10381 판결은 공중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이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5년 12월 특정 지역에서 외국인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글과 대통령실 등을 폭파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적용법조가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판결은 같은 날 7회에 걸친 게시를 포괄하여 하나의 공중협박으로 보고, 다음 날의 게시를 별도의 공중협박으로 본 뒤, 위계공무집행방해와 함께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가중했습니다. 글을 여러 번 올렸다고 그 횟수만큼 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날이 바뀌면 별개의 범행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은 1심이고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형량은 개별 사건의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사건의 결과를 다른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출동하면 죄가 하나 더 붙습니다
허위 내용으로 경찰을 움직이게 하면 공중협박과 별개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합니다. 「형법」 제137조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이 사건에서 방해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폭발물을 설치한 사실이 없는데도 폭파 예고 글이 올라오자, 이를 본 사람의 112 신고로 한 지방경찰청 소속 36명과 공조 요청을 받은 다른 지방경찰청 소속 48명이 약 14시간 동안 5개소의 내·외부를 탐문·수색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112 신고 사건처리·현장출동·범죄수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의 방해로 보았습니다.
양형에서도 이 부분이 무겁게 다뤄졌습니다. 판결문은 공권력이 낭비된 점과 사회적 불안을 야기한 점을 불리한 사정으로 들면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을 함께 지적했습니다. 유리하게 참작된 것은 형사처벌전력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익명이라는 전제가 무너진 경위
이 사건은 피고인이 게시 사실 자체를 부인한 사건입니다. 그런데도 유죄가 인정된 근거는 자백이나 직접증거가 아니라 간접증거의 종합이었습니다. 판결문은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2642 판결 등을 인용해, 간접증거가 개별적으로는 완전한 증명력을 갖지 못하더라도 전체 증거를 상호 관련하에 종합적으로 고찰해 증명력이 인정되면 범죄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종합된 정황은 기술적인 것이었습니다. 유료 VPN으로 할당받은 가상 IP를 게시 전후로 여러 사이트에서 꾸준히 사용한 유일한 인물이 피고인으로 특정되었고, 게시 당시 사용자의 운영체제가 피고인이 쓰는 것과 일치했으며, 피고인 주소지의 고정 IP에서 같은 닉네임으로 작성된 글이 확인되었습니다.
필자가 형사 사건을 수행하며 확인해 온 바로는, 익명성을 전제로 한 사건일수록 다툼의 실질은 법리가 아니라 증거의 연결에 있습니다.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대응의 출발점은 해명의 순서를 정하는 일입니다.
게시글 때문에 출석 요구를 받으셨습니까? 게시 시점의 접속 환경, 계정 사용 이력, 통지서에 적힌 죄명을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
참고자료
· 「형법」 제116조의2·제137조·제283조 [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9. 13.] — 국가법령정보센터
· 창원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6고단10381 판결(1심) — 창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264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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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환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 창원분사무소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국선변호인 역임 · 경북대 법학과 및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창원지방법원 2026고단10381 판결은 1심이고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는 판결문의 비실명 처리에 따라 표시하지 않았고, 게시 문구·커뮤니티 명칭·대상 건물명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공중협박죄의 입건·처리 통계와 선고 형량 분포, 양형기준 설정 여부, 제116조의2의 입법 취지는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로엘법무법인은 이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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