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사고, 산재가 되는 경계선
COLUMN · 산재
작성 2026. 8. 24. | 로엘법무법인 이정민 변호사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사고를 당하면 산재 신청을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회사 밖에서 일어난 일이라 업무와 무관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는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의 한 유형으로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고용노동부 「2025년 산업재해현황」의 재해자수 147,130명에는 각주에 따라 통상의 출퇴근 재해가 제외되어 있습니다. 별도로 관리되는 유형이라는 뜻입니다. 이 글은 어떤 사고가 이 조문에 들어가고 어디에서 빠지는지를 조문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Q. 출퇴근길에 다치면 산재가 되나요? 두 갈래로 인정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가목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 나목은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를 각각 업무상 재해로 봅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에 따라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으면 인정되지 않고, 나목의 경우 경로를 벗어나거나 중단한 구간은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
조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가목과 나목은 요건이 다릅니다. 가목의 사업주 지배관리하 출퇴근은 시행령 제35조 제1항이 두 요건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사업주가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을 것, 그리고 그 교통수단의 관리 또는 이용권이 근로자측의 전속적 권한에 속하지 아니하였을 것입니다. 회사 통근버스가 전형적인 예입니다.
나목은 이런 제한이 없는 대신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이라는 문언으로 범위를 정합니다. 본인 차량이나 대중교통, 도보 출퇴근이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나목은 헌법재판소 2016. 9. 29. 선고 2014헌바254 결정으로 종전 조항에 헌법불합치가 선언된 뒤 신설되어,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부터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 구분 | 가목 — 사업주 지배관리 | 나목 —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 |
|---|---|---|
| 교통수단 | 사업주가 제공하거나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수단 | 제한 없음 |
| 추가 요건 | 관리·이용권이 근로자측 전속 권한이 아닐 것 |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일 것 |
| 일탈·중단 제외 | 제3항의 제외 규정 대상 아님 | 제3항이 적용됨 |
| 직종별 적용 제외 | 제4항의 적용 제외 대상 아님 | 제4항이 적용됨 |
경로를 벗어나면 원칙적으로 제외됩니다
나목의 사고에는 제외 규정이 붙어 있습니다. 제37조 제3항은 출퇴근 경로의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 그 일탈·중단 중의 사고와 그 후의 이동 중의 사고까지 출퇴근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잠깐 들른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뒤 구간까지 함께 빠진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입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일탈·중단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면 출퇴근 재해로 본다고 정하고, 시행령 제35조 제2항이 그 사유를 일곱 가지로 열거합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용품의 구입, 고등교육법상 학교나 직업교육훈련기관에서 직업능력 개발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훈련을 받는 행위, 선거권이나 국민투표권의 행사, 사실상 보호하는 아동·장애인을 보육기관·교육기관에 데려주거나 데려오는 행위, 의료기관·보건소에서 질병의 치료나 예방을 목적으로 진료를 받는 행위, 요양 중인 가족을 돌보는 행위, 그리고 이에 준하는 행위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필자가 산재 사건을 수행하며 보면, 같은 '마트 방문'이라도 생활용품 구입인지 여가 목적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사고 당시의 영수증과 이동 경로 기록이 이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아예 적용되지 않는 직종도 있습니다
제37조 제4항은 출퇴근 경로와 방법이 일정하지 아니한 직종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나목의 출퇴근 재해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정합니다. 시행령 제35조의2는 그 직종을 수요응답형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개인택시운송사업, 퀵서비스업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한정이 붙습니다. 법 제124조에 따라 자기 또는 유족을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로 하여 보험에 가입한 사람으로서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하고, 본인의 주거지에 업무에 사용하는 자동차 등의 차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여야 합니다. 같은 업종이라도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닙니다.
신호위반 같은 법령 위반이 있었다면
제37조 제2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입니다.
제주지방법원 2020. 9. 8. 선고 2020구합5267 판결은 출근 중 신호위반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제37조 제2항 본문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는 오로지 또는 주로 자기의 범죄행위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정지선에 맞춰 정차하면 주신호등이 시야에서 보이지 않는 교차로 구조 등을 근거로, 사고가 오로지 또는 주로 신호위반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고 신호등 설치·관리상의 하자가 상당한 원인이 되었다고 보아 부지급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판결이지만, 법령 위반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배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출퇴근 재해는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출퇴근과 통상적인 경로·방법의 출퇴근이라는 두 갈래로 인정되고, 후자는 2018년 1월 1일부터 확대 적용되었습니다. 둘째, 후자에는 경로의 일탈·중단 구간과 그 후의 이동이 제외되지만 시행령이 정한 일곱 가지 일상생활 행위는 예외입니다. 셋째, 특정 직종은 근로자 미사용과 주거지 차고지 보유라는 조건 아래 적용이 제외되며, 법령 위반이 있었던 사고도 오로지 또는 주로 그 위반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배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퇴근길 사고로 산재 신청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사고 지점이 통상 경로 안인지와 일탈·중단이 있었는지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참고자료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제35조의2 [시행 2026. 7. 1.]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제주지방법원 2020. 9. 8. 선고 2020구합5267 판결 · 대법원 2021. 6. 10. 선고 2016두54114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고용노동부 「2025년 산업재해현황」 — 고용노동부 정책자료실
· 불승인을 받았을 때: 산재 불승인을 받았을 때 남는 세 단계
· 같은 날 발행 칼럼: 정년 뒤 재고용 거절, 대법원이 본 기준
| 이정민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산재·노동 사건 담당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2020구합5267 판결은 하급심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출퇴근 재해의 승인 건수는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가 이를 제외해 집계하므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보험급여의 종류와 금액, 제37조 제2항 단서가 위임한 대통령령의 사유는 이 글의 범위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이동 경로와 목적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관련 구성원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상세한 내용은 아래의 문의를 통해 전달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