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뒤 재고용 거절, 대법원이 본 기준
COLUMN · 노동
작성 2026. 8. 24. | 로엘법무법인 이창림 변호사
정년이 지나도 같은 직장에서 더 일하기를 바라는 분이 많습니다. 통계청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2025. 8. 6. 발표)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 중 장래에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69.4퍼센트입니다.
문제는 회사가 아무 설명 없이 정년 도달일에 근로관계를 끝내는 경우입니다. 정년이니 어쩔 수 없다고 여기기 쉽지만, 대법원은 2026. 8. 12. 선고 2025두32673 판결에서 그 결론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이 글은 정년 후 재고용을 거절당했을 때 어떤 요건에서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는지를 판결과 조문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Q. 정년이 지나 재고용을 거절당했는데 부당해고로 다툴 수 있나요? 사업장에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라면 다툴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그런 경우 근로자에게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고,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고 판시합니다(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두32673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다만 정년 자체를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
정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습니다
출발점은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끝난다는 원칙입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취업규칙·단체협약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거기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해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이고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도 정년 도달자가 다시 취업하기를 희망할 때 직무수행 능력에 맞는 직종에 재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이 조항이 재고용 의무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재고용 관행이 있으면 기대권이 생깁니다
원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는 경우, 또는 규정이 없더라도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판시합니다.
관행이 확립되었는지는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실시 기간, 해당 직종에서 정년 도달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로 판단합니다. 이 법리는 처음부터 기간제로 근무하다 정년으로 퇴직하게 된 경우에도 적용됩니다(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두41727 판결).
2026년 8월 대법원 판결이 기대권을 인정한 근거
이번 사건은 시내버스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의 버스기사 두 명이 2022. 2. 9.과 2022. 2. 14. 각각 정년에 도달한 사안입니다. 노동조합이 2022. 2. 4. 정년 연장을 요청하고 거부할 경우 계약직 근무를 희망한다는 공문을 보냈으나 회사는 답변 없이 각 정년 도달일에 근로관계를 종료했습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부당해고로 인정했고, 회사가 재심판정 취소를 청구해 원심에서는 회사가 이겼으나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 판단 요소 | 대법원이 든 사정 |
|---|---|
| 재고용된 비율 | 2021·2022년 신청자 중 참가인들과 1명을 뺀 전원이 재고용됨 |
| 과거 거절 사례 | 그 이전에 신청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보임 |
| 회사의 태도 | 다른 기사 사건에서 기대권을 인정한다고 진술하고 판정에 따라 채용함 |
| 거절의 경위 | 회신 없이 정년 도달만을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함 |
| 심사의 흔적 | 재고용 기준 충족 여부를 심사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음 |
표를 보면 기대권 판단과 합리적 이유 판단이 같은 재료를 쓴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는지는 회사가 증명합니다
기대권이 인정되면 다음 쟁점은 거절의 합리성이고, 이 점의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합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은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해 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그 사정의 증명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필자가 노동 사건을 수행하며 보면 이 지점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자료는 근로자의 진술이 아니라 회사가 보관한 재고용 심사 기록과 과거 재고용자 명단입니다.
다투기로 했다면 기한이 먼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8조 제2항은 부당해고등의 구제신청을 부당해고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회사와 재고용 협의를 이어 가는 사이에 이 기간이 지나갈 위험이 있습니다.
이미 정년이 지나 복직이 불가능하니 다툴 의미가 없다고 보실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법 제30조 제4항은 정년의 도래 등으로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이나 기각결정을 하여야 하고, 부당해고등이 성립하면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에 해당하는 금품을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정리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정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는 없지만 사업장에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으면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됩니다. 둘째, 기대권이 인정되면 합리적 이유 없는 재고용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합리적 이유의 증명책임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셋째, 구제신청 기간은 3개월이고 복직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이 가능하므로 기한 확인이 먼저입니다.
재고용을 거절당하셨다면 3개월 기한을 먼저 확인하고 과거 재고용 사례를 정리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
참고자료
· 대법원 2026. 8. 12. 선고 2025두32673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2026. 8. 21. 게시)
·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두41727 판결 —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근로기준법」 제23조·제28조·제30조 [시행 2026. 8. 20.]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통계청 「2025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2025. 8. 6.)
· 구제신청 절차와 기간: 해고 통보를 받았다면, 3개월이라는 문
· 같은 날 발행 칼럼: 출퇴근길 사고, 산재가 되는 경계선
| 이창림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 노동법 전문 변호사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공익법무관 역임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2025두32673 판결은 원심을 파기·환송한 것이어서 환송 후 결론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판례속보 요지에 없는 사실관계(회사·정년 연령·촉탁직 근로조건)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업장의 재고용 운용 실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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